흑인들의 전유물인듯한 힙합 세계에서 정상의 자리를 거머쥔 백인 래퍼 에미넴. 시궁창과 같다던 그의 현실을 담은 랩은 그를 세계 최정상의 자리로 올려주었다. 인생에 찾아드는 수 없는 고난을 딛고 일어선 그는 랩을 통해 고난을 예술로 빚어냈다. 에미넴의 삶을 비추는 자전적 영화 8 mile을 소개한다.
등장인물
지미 (에미넴, 본인 출연)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본인인 에미넴이다. 집에서 애칭으로 래빗이라 불려서 영화 속에서는 지미라 부르기도 하고, 래빗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힘들게 살고 있지만 래퍼에 대한 꿈을 향해 실력을 갈고닦는다. 가난과 배신의 굴레에서 고통을 겪지만 끝끝내 이겨내고 정상을 향해 달려간다. 그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이자 세계 최고의 래퍼로 만들어 준 노래 Lose yourself는 영화 엔딩에 등장하기도 한다.
알렉스 라투르노 (브리트니 머피 분)
지미를 사로잡은 여자다. 서로 호감을 가지다 랩을 하는 지미에게 반해서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된다. 지미의 동네친구 중 마당발이던 윙크에게 일자리도 소개받지만 윙크와 성관계를 하다 지미에게 들켜서 관계는 어긋나게 된다.
퓨처 (메기 파이퍼 분)
지미의 절친이다. 뒷골목 술집에서 열리는 랩배틀의 MC를 맡고 있다. 지미를 응원하며 계속해서 랩배틀을 하게끔 도와준다. 이런 점 때문에 중간에 트러블도 생기지만 결국엔 서로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파파독 (앤서니 매키 분)
디펜딩 챔피언이 되어 결승에서 지미와 맞붙게 되는 인물이다. 지미(래빗)는 자신의 약점들을 선수 쳐서 랩을 해버림으로써, 파파독이 한 마디도 못하게 해 버린다.
줄거리
디트로이트에서도 빈민가에 살며, 생계를 위해 공장에 출근하는 청년 에미넴. 그에게는 래퍼의 꿈이 있다. 집은 너무 가난하고, 엄마는 늘 술에 절어있다.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생과 동거를 하며, 매일 집 안에서 막장의 삶을 목격한다. 비슷한 환경에 있는 친구들 중 퓨처는 지미의 실력을 알아보고, 자신이 MC를 맡은 술집 313 크루에서 랩배틀에 나가도록 늘 그를 부추긴다. 이곳은 래퍼의 꿈을 품은 지미가 설 수 있는 유일한 무대이기도 하다.
이 술집에서 우연히 알렉스라는 여자를 알게 되고, 그의 매력에 빠진다. 둘의 관계도 진전된다. 래퍼의 꿈을 이루는 과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날, 동네 친구 윙크가 그에게 음반 녹음의 기회를 주지만, 기약할 수 없는 일이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날은 관객의 야유에 한 마디도 못하고 내려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근무하는 공장 근처에서 하는 랩 배틀에 참여해 남다른 실력을 뽐내며 일상을 보낸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음반 녹음의 기회. 시궁창 같은 현실을 벗어날 유일한 기회이자 새로운 세계로의 첫 도약이기에 설렌 마음을 품고 녹음 스튜디오를 찾는다.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윙크와 알렉스의 성관계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알렉스에게도 모델 에이전시 소개의 기회를 준 윙크는 이를 이용해 알렉스를 유혹한 것이다.
지미는 윙크를 흠씬 두들겨 팬다. 이 때문에 윙크는 일당들을 데리고 와서 이후에 지미를 묵사발로 만들어 놓는다. 총구를 겨누는 친구를 만류한 윙크 덕에 목숨은 건졌지만, 분노만을 일게 하는 인생의 굴레를 느끼며 독기를 품는다.
이런 분노를 담아 다시 출전한 313 크루 술집의 랩배틀에서는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 약점들을 랩의 가사로 풀어내며, 승리를 거머쥔다. 이제는 자신의 꿈만을 돌보며 앞을 향해 나아가기로 한다.
감상평
너무 유명한 곡이라 노래로 먼저 접했던 에미넴의 Lose yourself. 그의 노래 가사 속 이야기들이 실화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빠르고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가사인데도 가사의 모든 구절이 유명해져서 내용 중 'Mom's spaghetti'는 에미넴이 실제로 만들어버린 파스타 가게의 간판이 되기도 했다. (꼭 가보고 싶다)
8 mile을 보기 전에도 Lose yourself를 들으면 분노와 함께 삶을 향해 의지를 불태우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그런 이유로 이 노래를 사랑했을 것이다. 이 가사 속 이야기를 에미넴 본인이 등장한 영화로 다시 보니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몇 번이고 고꾸라져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나날에도 꾸깃꾸깃한 종이와 펜에 가사를 꾹꾹 눌러 담으며 인내했고, 삶을 향해 힘든 발걸음을 계속해서 떼어갔다.
견뎌내어야 한다. 삶에서 오는 지독한 고통을 이겨내면 찬란한 햇빛이 비추는 차례가 온다는 걸 잊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