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출판된 동명의 원작소설로 만든 스릴러 영화 '리플리'는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관객들을 인상적인 내용으로 각인시킨 영화다. 실제와 허구를 본인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톰 리플리(맷 데이먼)의 공상허언증과 섬뜩함을 그린 영화다.
주요 등장인물
톰 리플리 (맷 데이먼 분)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훔쳐서라도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허황된 꿈만 가진 인간 전형을 묘사한 인물이다. 우연히 디키를 데리고 오는 임무를 맡았지만, 이탈리아 남부에서 부유하고 자유로운 디키를 만나고 나서는 디키와 같은 삶을 꿈꾸며 디키의 삶과 영혼을 훔치려고 한다.
디키 그린리프 (주드로 분)
톰 리플리가 삶을 훔치려고 했던 대상이다. 선박 부호 집안의 아들로 한량이 되어 여기저기 떠돌며 돈을 펑펑 쓰는 방탕한 부자의 모습을 그린 인물이다. 이를 선망한 톰 리플리 때문에 결국 살해를 당하게 된다.
마지 셔우드 (기네스 펠트로 분)
디키 그린리프의 여자친구다. 갑자기 나타난 톰 리플리의 인간적인 매력을 발견하고 기꺼이 친구로 받아들여 디키와 함께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허버트 그린리프 (제임스 레브혼 분)
디키의 아버지이자 선박 부호다. 방탕한 아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지만, 리플리에게 살해되는 것으로 아들의 삶은 끝나버린다. 이를 마주하고도 디키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에, 위장된 살인마저 아들의 방탕함으로 이해하며 의심 없이 리플리를 풀어주게 된다.
프레디 마일즈 (필립 시모어 호프먼 분)
디키의 절친으로 나온다. 오랜 시간 디키를 알아왔기에 나중에 디키가 살해된 후에 가장 먼저 의심의 촉을 발휘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중에는 이 때문에 리플리에게 살해당하게 된다.
줄거리
피아노를 조율하는 피아노조율사로 일하며 살아가는 남자 토마스 리플리는 다른 이의 말투를 똑같이 흉내 내고 그들의 필체를 그대로 복사해 내는 재주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겐 기회나 행운 같은 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류층이 모인 파티에서 대신 피아노를 연주해 주다가 선박 부호 허버트 리처드 그린리프 Herbert Richard Greenleaf (제임스 레브혼 분)의 눈에 띄게 된다. 톰 리플리를 자기 아들 디키 그린리프 Richard 'Dickie' Greenleaf (주드로 분)의 대학 동창으로 착각을 한다. 그의 아들은 문제아였기에 아버지의 뜻은 어기고 여기저기 방랑하며 마음대로 살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아들을 다시 데리고 오는 임무를 부탁하며 톰 리플리에게 엄청난 보수를 제안했고, 리플리는 덥석 그 제안을 물게 된다.
이탈리아에서 지내는 디키 그린리프에게 찾아갔다. 예상대로 그녀의 여자친구 마지 셔우드 Marge Sherwood와 놀기만 하며 한량처럼 살고 있었다. 사전 조사를 하고 간 리플리는 그의 프린스턴 대학 동창을 사칭하고, 그의 재즈 취향까지 일치시키며 마음을 산다.
디키를 데려와야 했던 처음 의도와 달리 부유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함께 지속하고 싶어진 리플리는 디키의 아버지의 말을 어기고 눌러앉을 결심을 하게 된다. 한편, 변덕스러운 디키는 리플리가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을 느끼며 그와의 친분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 자신이 상상한 부와 자유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던 리플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바다 한가운데서 디키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다.
디키가 가진 부를 똑같이 누리고 싶었던 리플리는 이때부터 디키 행세를 하며 글씨와 외모를 흉내 내며 살아간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은 드러나는 법, 의심스러운 톰 리플리의 행적에 하나둘씩 거짓이 드러나자 그의 행적을 알만 한 인물들을 하나둘씩 죽이기 시작한다. 디키의 죽음을 알게 된 디키의 아버지는 당시의 미흡했던 경찰 수사 때문에 사설탐정까지 고용을 하지만 리플리의 속임수에 감쪽같이 넘어간다.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고 도망칠 수 있게 된 톰 리플리는 도망치던 순간까지도 유람선 안에서 살인을 하며 평온하게 남아 있는다. 그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평가와 비하인드 스토리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배경을 보여주며 탁월한 로케이션 선택으로 찬사를 받았다.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으로 연기뿐 아니라 극의 흐름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즐길 수 있게 해 줬다는 평이다.
특히, 극 중 디키 그린리프가 빠져 있던 재즈들을 묘사하기 위해 엄선한 곡들 또한 명곡 중 명곡들이라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맷 데이먼이 디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직접 부른 쳇 베이커의 'My Funny Valentine'도 그중 하나다.
또한 이 영화 이름을 딴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단어는 현재도 하나의 의학 용어처럼 '공상 허언증'이라는 심리용어를 가장 적절히 대변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했다.
숨 쉬듯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데 그것을 거짓말을 하는 본인도 진실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단번에 간파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정 시간 동안은 들키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비슷한 개념으로는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는 망상장애와 조현병이 있다. 하지만 후술 한 이 두 가지 병은 현실 불가능한 개념을 끌어들이거나 환자 자체가 정상적으로 사리분별을 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